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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팝업스토어] 성수동에 첫 화장품 가게 낸 쿠팡... 뷰티 전쟁 본격화 본문
성수동에 첫 화장품 가게 낸 쿠팡... 뷰티 전쟁 본격화
쿠팡, 첫 오프라인 ‘뷰티 버추얼 스토어’ 운영... 3일간 1만 명 방문
15개 인기 브랜드 체험 공간... 구매는 쿠팡 앱에서
4분기 연속 흑자 쿠팡, 화장품 카테고리 적극 공략
쓱·롯데온·컬리도 뷰티 강화... 경쟁사와 차별화 숙제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성지로 떠오른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곳에선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 간판이 달린 이색 공간이 열렸다. 쿠팡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뷰티 버추얼 스토어’다.
쿠팡이 오프라인 행사를 연 건 이번이 처음으로, 뷰티 판촉 행사 ‘메가 뷰티쇼’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443m²(약 134평) 규모 공간에 15개 뷰티 브랜드 부스가 차려졌고, 부스별로 각종 체험 이벤트가 진행됐다. 부스는 이니스프리, 에뛰드, AHC, 센카, 롬앤, 닥터자르트 등 올해 쿠팡 뷰티 로켓배송 어워즈로 선정된 브랜드로 구성됐다.
이곳에선 화장품을 체험할 수만 있고, 구매를 위해선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야 했다. 쿠팡은 현장에서 2만원 상당 제품을 구매하면 선착순으로 13만원 상당의 제품이 담긴 뷰티 박스를 증정했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였지만, 뷰티 버추얼 스토어는 첫날 개장 30분 만에 대기줄이 세워질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쿠팡은 사전에 3000명의 방문객을 예약받았는데, 3일간 약 1만 명이 해당 매장을 찾았다.
팝업 공간 한쪽에선 쿠팡 판로 개척에 관심이 있는 중소 뷰티 업체를 대상으로 컨설팅도 진행됐다.
쿠팡 관계자는 “3일간 현장에 1만여 명이 방문했고, 4000명가량이 버추얼 스토어를 체험했다”면서 “부스를 꾸린 15개 업체 중 13곳이 중소 업체로, 입점 업체와 고객 간의 접점을 만들어 주기 위해 처음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 매출 7조6749억원,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쿠팡이 오프라인이 공간을 만들어 고객과 소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이번 팝업스토어가 쿠팡이 화장품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시그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2021년 초 뷰티 데이터랩을 출범하고 그해 인기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뷰티 어워즈’를 시작했다. 초기엔 쿠팡에서 화장품을 산다는 인식이 적었지만, 최근 들어 수요가 크게 늘었다.
지난 9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쿠팡 의장은 “로켓배송의 모든 카테고리가 성장하는 가운데, 패션 및 뷰티와 같은 신규 카테고리가 전체 비즈니스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엔 국내 핼스앤뷰티(H&B) 스토어 1위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이목을 끌었다. CJ올리브영 측이 쿠팡의 뷰티 시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중소 업체들에 물건 납품을 금지하고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이다.
쿠팡이 뷰티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온라인 쇼핑 거래 침투율은 30%대로 추산된다. 가전·가구·서적 등의 온라인 침투율이 50%가 넘는 걸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온라인 유통업계의 화장품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해 식품(22%)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증가세가 컸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2조7809억원) 중 온라인 매출 비중이 25%를 차지했다. 2019년 10% 수준에서 크게 증가했다.
재고 관리와 배송에 용이하고, 마진율이 높다는 점도 화장품 사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둔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이 화장품 부문을 육성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SSG닷컴과 롯데쇼핑의 롯데온은 각각 ‘먼데이문’(2020년)과 ‘온앤더뷰티’(2022년)라는 뷰티 전문관을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백화점을 소유한 만큼, 백화점의 소싱(조달) 경쟁력을 활용해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적극 유치했다.
새벽배송(샛별배송)으로 장보기 시장을 개척한 컬리도 지난해 11월 뷰티 플랫폼 ‘뷰티컬리’를 출범하고,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설화수, 라 메르, 시슬리 등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화장품을 입점시켰고, 올 초엔 세계 최대 뷰티 기업 로레알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상품군을 늘렸다.
CJ올리브영은 지난 7월 온라인 프리미엄 화장품 전문관을 ‘럭스 에디트’라는 이름으로 새 단장해 기존의 대중 브랜드에서 럭셔리 화장품까지 판로를 넓혔다. 쿠팡도 지난달 럭셔리 뷰티 상품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출시하고 헤라, 시세이도, 에스티로더, 록시땅 등 백화점 화장품을 들였다.
일각에선 이커머스 플랫폼 대부분이 화장품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어 쿠팡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게 숙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화장품의 강점은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과 다양한 상품 수”라며 “일부 뷰티 업체의 경우 자사 팝업스토어 운영 시 구매 채널을 쿠팡 앱으로 설정할 만큼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 keys@chosunbiz.com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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