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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에 대한 넓고 얕은 지식
역대 노벨상 표준 수상자는 61세 기혼 남자 미국인
기혼 남자에 안경을 쓰지 않으며 매일 면도를 하는 하버드대학 출신의 61세 미국인. 영국 공영방송 ‘BBC’가 2012년에 보도한 기사에서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한 통계를 분석한 결과 나온 전형적인 인물상이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다가오면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인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영어로는 ‘Novel Laureate’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제전 경기 우승자에게 월계수(laurel)의 잎으로 만든 월계관을 수여하던 전통에 따른 것이다. 그럼 이때까지 이 월계관을 가장 많이 획득한 국가는 과연 어디일까.
이에 대한 분석은 각기 다를 수 있다. 이중국적 등의 문제로 수상자를 국적만으로 분류하기엔 애매모호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비교적 객관적인 자료가 2016년 10월 미국기업연구소에서 분석한 것이 있다. 그에 의하면 1901년부터 2016년까지 노벨상 수상자는 881명의 개인과 23개 단체다.
그중 노벨상 메달을 가장 많이 획득한 국가는 362개를 기록한 미국이다. 2위는 123개를 수상한 영국, 3위는 107개의 독일, 4위는 68개의 프랑스, 5위는 31개의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인구가 1000만 명에 불과하지만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 덕분에 상당한 과학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의 독주는 지금도 여전하다. 2017년 수상자 중 생리의학상 3명, 물리학상 3명, 화학상 2명, 경제학상 1명이 미국인이다. 2018년에도 물리학상 1명, 화학상 2명, 경제학상 2명을 배출했다. 1위부터 5위 국가에다 러시아(구소련)까지 포함할 경우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약 80%가 이들 6개국에서 배출됐다.
수상자 최다 배출 국가는 미국, 대학은 하버드
이에 비해 세계 인구의 약 55%를 차지하는 아시아는 58개의 노벨상을 수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체 상금 비율로 따지면 약 5%에 불과한 수준. 아시아 중에서는 일본이 25개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중국(12개)과 인도(11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이는 잘 알려졌다시피 200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런데 노벨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수상자를 출생지별로 분류하면 한 명이 더 표시된다. 1987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찰스 존 페더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페더슨은 대한제국 시대였던 1904년 10월 3일 부산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최종 국적 역시 미국이다. 부산과 평안도 운산에서 부모와 함께 기거했던 페더슨은 8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고등교육까지 마친 후 미국 대학에 진학해 줄곧 거기서 생활했다.
사실 알프레드 노벨 역시 어릴 때 스웨덴을 떠나 러시아로 간 후 평생을 외국에서 생활했다. 독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코틀랜드 등에 있는 저택을 오가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는데, 그가 가장 오랫동안 거주한 국가는 19년간 살았던 러시아와 18년간 살았던 프랑스다.
수상자의 출신 대학교 분류에서는 하버드가 27명으로 1위, UC 버클리와 MIT, 스탠퍼드대학이 각각 18명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최연소 수상자는 2014년 17세의 나이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이며, 최고령 수상자는 96세에 201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아서 애슈킨 박사다.
최초 상금은 대학교수 연봉 25년 치
노벨상의 권위를 세워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엄청난 상금이다. 첫 수상자를 배출한 1901년의 상금은 약 15만 크로나로서, 당시 스웨덴 대학교수 연봉 25년 치 정도였다. 2001년에는 1000만 크로나의 상금이 지급되었다가 국제 금융위기 이후 조정돼 지난해에는 분야별로 900만 크로나(약 11억 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상금 액수가 해마다 조금씩 변하는 까닭은 노벨재단이 한 해 동안 운영한 기금 이자 수입의 67.5%를 5개 부문으로 나눠서 주기 때문이다. 다만,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 설립 200주년 기념으로 제정된 노벨 경제학상의 상금은 노벨재단이 아니라 스웨덴 중앙은행 300주년 기념 기금에서 출연되고 있다.
그런데 수상자들이 실제로 받는 노벨상 상금은 이보다 훨씬 적은 경우가 많다. 공동 수상의 경우 상금도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동 수상은 최대 3명까지 가능하다. 이때 3명의 공적이 같으면 3등분 하며, 3명 중 2명이 한 팀일 때는 팀을 이루는 이들에게 절반, 그리고 나머지 한 명에게 절반이 지급된다.
노벨상보다 상금을 더 많이 주는 상도 있다.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 중 치안, 교육, 경제발전을 이룩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이브라힘 상’의 상금은 500만 달러(약 60억 원)이며, 5년 후에는 사망할 때까지 매년 20만 달러를 지급한다.
과학 부문의 상들 중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주는 것은 ‘브레이크스루 상’이다. ‘실리콘밸리의 노벨상’ 혹은 ‘과학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이 상은 기초물리학, 생명과학, 수학 등 3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개인이나 팀에게 각각 300만 달러(약 36억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그럼에도 세계의 모든 상 중에서 영향력과 권위를 놓고 보면 노벨상에 필적할 만한 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면 세계 각국에서 강의 요청이 엄청나게 쏟아질 뿐 아니라 강의료 또한 큰 폭으로 뛰게 된다.
때문에 노벨상 수상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크다. 실제로 영국 위릭대학 연구진들이 1901년부터 1950년까지 노벨 물리학상 및 화학상 수상자들과 최종 후보에 올랐다가 상을 받지 못한 이들의 수명을 비교해 분석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노벨상 수상자들이 상을 못 받은 이들에 비해 1~2년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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