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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이준환, 남자 81㎏급서 세계랭킹 1위 꺾고 동메달
한국 유도의 ‘신성(新星)’ 이준환(22)이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준환은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 드 마르스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 체급 세계랭킹 1위 마티아스 카세(27·벨기에)를 절반승으로 제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의 첫 메달이다. 이 체급에서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재범 이후 12년 만에 값진 메달이 나왔다. 이준환은 이 체급 세계 3위다.
16강전에서 허벅다리 걸기 한판승, 8강전에서 어깨로메치기 한판승을 따낸 이준환은 준결승에서 이 체급 세계 2위 타토 그리갈라슈빌리(25·조지아)에게 골든스코어(연장전) 끝에 누우면서던지기 절반을 내주며 패했다. 최근 2년 연속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자신을 꺾은 그리갈라슈빌리를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절치부심한 이준환은 카세와의 동메달결정전에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골든스코어에 돌입한 이준환은 연장 48초 만에 안뒤축걸기로 절반을 따내며 동메달을 따냈다. 승리를 확정한 이준환은 매트 위에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황희태 남자 대표팀 감독과도 포옹한 채 눈시울을 훔쳤다. 이준환은 앞서 지난해 도쿄 그랜드슬램에서 카세를 꺾고 우승했다.
어려서부터 태권도, 수영, 권투등 여러 운동을 해왔던 이준환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동네 도장에서 유도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밖에서 얻어맞고 다니지나 말라는 마음으로 그에게 유도를 권했다고 한다. 이준환은 유도를 시작한 지 두 달만에 나간 경기도 대회에서 우승하며 쌀 한 가마니를 타왔다. 의정부 경민고 시절 고교연맹전에서는 자신의 체급은 물론이고 무제한급에서도 100㎏이 넘는 상대들을 넘어뜨리며 2관왕을 차지했다.
2022년 시니어 무대에 입성한 이준환은 데뷔전인 조지아 트빌리시 그랜드슬램부터 몽골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까지 2연속 우승하며 유도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IJF는 이준환의 우승 소식을 전하며 “매우 빠르다. 자신의 이름이 소개되기도 전에 한판승을 거둘 수 있는 선수”라며 이준환을 ‘한국의 번개’라 소개하기도 했다. 이준환은 이후로도 2023, 2024년 세계선수권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는 등 꾸준히 시상대 위에 올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준우승을 했다.
같은 날 경기를 치른 여자 63㎏급 김지수(24)는 패자부활전에서 조르기 한판패 하며 탈락했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김지수는 이번 대회 한 체급을 높여 도전했다. 도쿄 대회 16강에서 탈락했던 김지수는 파리에선 한 걸음 나아가 8강 고지를 밟았다.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지수는 초등 1학년 때 유도 선수 출신 아버지 김덕제 씨를 따라 유도를 시작했다. 일본 사회에서 적지 않은 차별을 경험했던 아버지는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며 집 창고를 훈련장으로 개조해 딸에게 유도를 가르쳤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전국대회 우승을 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올림픽 경기장인 일본 무도관에서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전국대회 개인, 단체전을 우승한 경험도 있다. 2017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김지수는 고교 졸업 뒤 한국에서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고향(경북 상주)을 따라 소속팀도 경북체육회로 정했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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