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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뼈가 경매로 넘어가고 있다
[세계는 지금] 화석 경매와 윤리에 대한 고고학자들과 과학자들의 우려
공룡 뼈가 수십억 원에 경매되고 있다
지난 2018년, 프랑스 에펠탑 1층 전망대에서는 공룡 뼈 경매가 진행되었다. 위 공룡이 살았던 시대와 정확한 종은 자세히 연구되지 않았지만 뼈 길이는 9m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크다. 또한, 70% 이상이 복원된 상태로 매우 훌륭한 보존 상태를 자랑하고 있다. 위 공룡 뼈는 234만 유로, 즉 우리 돈으로 대략 30억 원 정도에 낙찰되었다.
이뿐이 아니다. 1744년 영국에서 설립된 이후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경매 회사 역사를 자랑하는 소더비스(Sotheby’s)에서는 지난달 고르고사우르스(Gorgosaurus)의 뼈를 경매에 올렸다. 소더비스는 7월 말 위 경매를 시작하며 대략 최소 70억 원에서 최대 100억 원 정도에 낙찰될 것임을 예측했다. 결국 경매는 성공적으로 끝나며 우리 돈으로 대략 90억 원 정도에 낙찰되었다. 위 경매의 낙찰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위 공룡의 이름을 정할 수 있는 특별한 권리까지 가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고사우루스란?
소더비스에 따르면 이 화석은 2018년 몬태나주 쇼토 카운티의 주디스 강 부근 사유지에서 발견되었으며 최종 골격은 총 79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다. 약 7,700만 년 전에 생존했다고 여겨지는 고르고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친척이지만 더 빠르고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더비스 과학 및 대중문화 글로벌 책임자인 카산드라 해튼(Cassandra Hatton)은 자신은 그동안의 경매 경험을 통해서 특별하고 독특한 물건을 판매하는 특권을 누려왔지만, 위 고르고사우루스만큼 경이로움을 일으키는 물건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고작 몇 년 전에 발굴된 고르고사우루스는 그동안 경매에 나온 적이 없었으며 위 공룡이 처음으로 대중에 나타나고 대중과 공유할 수 있음을 자신의 경력 중 단연 하이라이트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고르고사우루스의 발견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한다. 키가 2.8m, 몸길이가 6.7m에 달할 정도로 큰 고르고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에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 살았던 육식 공룡이었다. 티라노사우루스와 마찬가지로 큰 수각류이며 수십 개의 날카롭고 구부러진 이빨이 있다. 또한 티라노사우루스같이 두 개의 작은 앞다리가 있다.
4마리 이상 무리를 지어서 사냥을 진행했다고 예측되는 고르고 사우루스는 당시 가장 무서운 포식자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최강으로 알려진 티라노사우루스의 사냥 실력을 능가할 수 있으며 이는 공룡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발견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공룡의 이름인 ‘고르고(Gorgo)’사우루스(Saurs)도 그리스어로 ‘사나운(άγριος)’ 도마뱀(σαύρα)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은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 화석 경매와 윤리
다른 고르고사우루스의 뼈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지만, 이번 경매에 올라간 고르고사우루스의 뼈는 유일하게 개인의 소장품이었다. 일부 고고학자들 및 과학자들은 이에 큰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고르고사우루스의 판매는 소더비스에서 진행한 두 번째 공룡뼈 경매이다. 지난 1997년 소더비스는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 화석 중 가장 크고 완벽한 공룡 화석 중 하나인 티라노사우루스(수 Sue라는 별명이 붙은 공룡, 해당 공룡을 발견한 수집가 수 헨드릭슨 Sue Hendrickson의 이름을 따서 명명됨)를 시카고의 필드 박물관에 약 100억 원에 판매했다.
Sue의 경매 때도 큰 논쟁의 여지가 있었다. 당시에는 화석 자원 등의 관리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었으며 고생물학 및 과학의 발전에 잠재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관해서 당시 한 고생물학 커뮤니티에서는 경매로 판매되는 위 중요한 화석이 결국 개인 소장품이 되어서 과학 연구에 사용될 수 없을지에 대한 큰 우려를 표했고 공공적 목적으로도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낳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를 통해서 미국의 여러 주 정부에서는 미국 연방 토지의 화석 자원 보호에 관한 연방법 제정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20년 티라노사우루스 ‘스탠’은 크리스티에서 약 500억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며 세계 기록을 세우게 된 사례가 있었는데, 판매 당시 고생물학자들은 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아부다비의 문화관광부는 2025년 새로 문을 열 자연사 박물관에서 스탠을 전시할 것임을 알렸다.
사유지에서 화석이 나온다고 해도 이를 공공재로 만들어야 할 의무는 없다
인디애나 대학교(Indiana University Bloomington)에서 지구 및 대기 과학을 연구하는 데비비드 폴리 교수(Prof. David Polly)는 이에 관해서 미국에는 사유지에서 나온 화석에 대한 법이 없지만, 과학자들 입장에서는 모든 화석이 중요하기에 반드시 박물관과 같은 공공 저장소에 저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 쉬우리라 예측했다. 즉, 연구자료로 이용되기 쉽고 대중이 배우고 즐길 수 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사유지의 화석은 사유지의 주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반면 공공 토지의 화석은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으며 본질적으로 정부의 의지대로 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폴리 교수도 이러한 경매 행태는 어쩔 수 없는 행위라고 주장할 뿐 공룡의 고액 경매 행위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이런 행위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해당 경매 참가자가 공룡 뼈를 박물관에 기부하거나 돈이 많은 부자들이 박물관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해부학 및 척추동물 고생물학 그레고리 에릭슨 (Prof. Gregory Erickson) 교수는 공룡에 가격표가 붙어있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이것은 흑백 논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물관에서도 상업용 표본을 구입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룡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지나치게 가격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에서 고생물학 및 진화를 연구하는 스티브 브루사테(Prof. Steve Brusatte) 교수 역시 공룡 뼈가 수십억을 호가한다면 이런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박물관이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높은 가격이 붙은 경매 행태를 꼬집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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