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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미술관 (책추천) 본문
파리의 미술관
루브르에서 퐁피두까지 가장 아름다운 파리를 만나는 시간
이혜준 , 임현승 , 정희태 , 최준호 저자(글)
책 속으로
“저는 여행을 많이 해봐서 여행에 대한 감흥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이제 어떤 여행을 해야 좋을까요?” 이에 대한 저의 대답은 “사람”이었습니다. 여행도 그림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과는 다른 인생을 마주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그만큼 더 성장할 수 있죠. 특히 문화와 유행의 선두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예술가들의 삶은 독특합니다. 그래서 괴짜로 불리거나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들이 나아가는 길은 시공간을 초월해 여러 사람에게 영감과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 6쪽
영어를 잘한다, 수학을 잘한다, 축구를 잘한다고 할 때 우리는 어느 정도 명확한 기준을 두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그림을 잘 그린다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세월이 흐르며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과거에는 명확한 기준을 앞세워 잘 그린 그림과 못 그린 그림을 나누었습니다. 오르세 미술관 1층 오른쪽 관에 전시된 그림들을 통해 19세기 초까지는 어떤 그림을 잘 그렸다고 평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 22쪽
마네는 조용한 호숫가에 돌을 던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돌을 쥐여주었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돌을 던져 호수를 일렁이게 하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었던 것은 관람객들일지도 모릅니다.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작품은 우리의 마음을 일렁이게 합니다. 조용했던 내 마음속에 돌을 하나 던져볼까요? - 53쪽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파블로 피카소가 “나의 유일한 스승이며 그는 우리 모두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라며 존경을 표한 화가가 있습니다. 앙리 마티스는 “회화의 신과 같은 존재”라고 하고, 조르주 브라크는 “그가 일으킨 것은 반란이 아니라 혁명이다”라고 말한, 그야말로 화가들의 화가입니다. “현대 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폴 세잔이 바로 그 주인공이죠. 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기존의 틀을 깨뜨리고 회화의 본질을 찾아 연구했습니다. - 103쪽
오늘날 그의 백색 시대 이후를 “채색 시대”라 부르는 것을 보면, 다행히도 그는 이 불행을 이겨낸 듯 보입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그의 우울한 작품이 더욱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통 풍경화는 오늘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위트릴로의 풍경화는 마치 얼굴에 난 흉터처럼 과거를 드러냈지만 도시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그리움을 선사하기도 했지요. 몽마르트르가 아직까지 사랑받는 이유도 이러한 옛 아픔과 추억이 공존하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우리는 위트릴로를 진정한 몽마르트르의 화가라 부를 수 있겠습니다. - 192쪽
로댕은 조각 속 인물을 재배치해보거나 여러 인물 사이에 다른 인물들을 끼워보기도 하고, 완성된 조각을 부수어 다음 실험을 위한 재료로 삼기도 하며 〈지옥문〉 제작에 약 30년을 매달렸습니다. 때론 자신이 만든 상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지옥문〉에는 그의 영감이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변모해나간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마치 그의 인생을 담은 한 편의 일기와 같지요. 로댕은 이 조각을 통해 지옥과도 같은 잔혹한 삶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재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사람만이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고, 오로지 생각하는 사람만이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47쪽
흔히 사람들은 현대 미술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10년만 지나도 급변하는 세상인데 100년 전에 ‘마이웨이’를 걸은 예술가의 마음속을 이해하기란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 시기가 존재했기에 오늘날의 대중문화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색다른 접근 방식을 사용해보겠습니다. 예술가의 삶이 아닌 우리의 마음속 감정에서부터 접근하는 것입니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현대 미술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감정을 일깨워주곤 하지요. 다시 말해 예술가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예술가의 삶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 270쪽
출처-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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