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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난폭해지는 아이들, 문제는 폭력의 이해 부족

creamkj 2023. 7. 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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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해지는 아이들, 문제는 폭력의 이해 부족

 

 

 

지난해 5,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5학년 남학생이 학교 선생님과 동급생에게 폭언과 협박을 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전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강제 전학을 온 첫날, 선생님이 아이에게 새 교과서를 나눠주자 아이는 다짜고짜 자신에게 왜 훈계하냐며 욕을 했다고 하죠.

 

참고로 강제 전학이라면 가벼운 사안은 아닐 겁니다. 게다가 며칠 뒤에는 같은 반 동급생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걸핏하면 수업 시간에 자신의 태블릿 PC로 음악을 크게 틀어 수업까지 방해해 이를 말리던 선생님과 학교장에게까지 욕을 했다고 하더군요.

 

나중에는 학교에서 아이를 감당하지 못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이는 출동한 경찰관이 자신의 행동을 제지했다며 아동학대로 신고하기까지 했습니다. 도무지 초등학교 5학년 아이의 소행이라 보기에는 이해가 안 될 정도였죠.

 

 

갈수록 어려지는 학교 폭력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최근 들어 비상식적인 초등학생들의 행동 사례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 초등학생이 교내에서 싸움을 말리는 담임 선생님을 흉기로 위협해 충격을 주는가 하면,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3학년 후배들에게 엽기적인 성폭력을 가해 학교와 부모가 충격에 빠진 일도 있었습니다.

 

또 학원 화장실에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불법 촬영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고요. 나열한 사례 대부분이 기존에는 일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났던 걸 생각하면 최근엔 더 일찍이 아이들이 난폭해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해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 한 초등학교에서는 백인 학생들이 흑인 학생들을 놓고 노예 경매놀이를 하는 일이 벌어져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흑인 아이들이 350달러(46만 원)에 팔린 것도 모자라 백인 아이들 사이에서 노예를 잘 다루는 노예 마스터까지 있었다고 하더군요.

 

, 최근에는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가 소셜미디어에 대규모 총격을 가하겠다는 내용을 올렸다가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국내외 사례를 접한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과 동영상 매체 이용률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점을 주목하고 있고, 특히 초등학생의 성인 콘텐츠 이용률이 중·고등학생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폭력 둔감화도 심각

앞선 칼럼에서 우리는 아이들이 공격적으로 변하는 이유세 가지를 살폈습니다. 첫째는 숏확행스낵컬처’, 다시 말해 빠르고, 짧고, 간편한 걸 더 좋아하는 아이들의 ‘3S(Speed, Short, Simplification)’ 문화였고, 둘째는 스마트폰 속에서 작동하는 슈퍼 컴퓨터의 알고리즘과 알람 기능, 마지막은 사이버 공간 속 유해 환경이었죠.

 

결국 공격성을 부추기는 이 세 가지 요인이 결합해 아이들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주면 아이들은 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마치 폭력을 장난처럼 인식하는 인지 부조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아이들이 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는 많은 연구에서 발견됩니다. 대표적으로 전국 시·도교육감이 실시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최근 3년간 학교폭력 가해 이유로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가 없거나 재미나 장난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매년 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부가 실시하는 사이버 폭력 실태조사에서도 사이버 폭력의 가해 이유로 특별한 이유가 없고, 대부분 재미나 장난이라고 응답했죠.

 

특히, 부모님들이 주목할 건 지난 2021년 서울특별시 여성정책관실에서 실시한 연구인데요. 서울시에 재학 중인 초·중고등학생 중 디지털 성범죄를 가해한 학생 9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무려 96%자신의 행동이 성범죄인 줄 몰랐다라고 응답해 충격을 주었습니다.

 

단톡방에서 아이들이 한 아이를 조리돌림하고, 모욕적인 발언들을 일삼으며 심지어 화장실에서 불법 성적 촬영을 했는데도 자신의 행위가 잘못됐는지를 몰랐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폭력에 얼마나 둔감한지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아이들에게 폭력의 정확한 해석 가르쳐야

앞선 칼럼에서 요인별로 대안을 살폈고 부모님의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숏확행의 보완으로 롱확행을 추천했고 특히,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보였을 때 부모님이 예민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알고리즘알람기능을 대비해서는 앱 기록장유튜브 구독장을 만들어 가족끼리 디지털 원칙을 공유하고 알람을 재설정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사이버 유해 환경의 대안으로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꼭 지켜야 할 세 가지 약속을 제시했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때 조심하기’, ‘인터넷 공간은 기록이 잘 남는다는 걸 의식하기’, ‘나의 글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노력하기였죠.

 

오늘은 여기에 덧붙여 폭력을 장난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는 명제와 함께 폭력의 정확한 해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시길 당부합니다.

 

 

폭력은 흔히 연구자들 사이에서 괴롭힘(Bullying)’으로 정의됩니다. , 폭력 행위를 쉽게 설명하면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폭력을 설명할 땐 폭력은 사람을 때리는 것뿐 아니라 그 사람을 괴롭히는 모든 행위를 말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려줘야 합니다.

 

, 폭력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사람은 가해자, 피해자, 목격자 중 피해자만이 유일하다고도 반드시 알려주세요. 일반적으로 폭력이 일어나는 이유가 바로 폭력을 가해자가 정의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폭력을 저지르고도 머리를 긁적거리며 폭력인 줄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맞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폭력인지 아닌지를 구분하지 못하니 아이들의 행동이 결과적으로 폭력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부터 폭력은 가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과 행동을 겪은 사람만이 정의할 수 있으니 스스로 조심하자고 알려주세요. 아이들 내면에 폭력의 정의가 바로 서야 아이들의 사고와 행동이 바로 자랄 수 있습니다.

 

 

: 서민수 경찰인재개발원 교수, 이론만 빠삭한 부모, 관심이 필요한 아이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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