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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상담실]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맞이해요

creamkj 2023. 12. 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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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상담실]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맞이해요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올 한 해가 보람찼다고 여길 수도 있고 애쓴 만큼 결과가 흡족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분도 있을 테지요.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 분도 있을 테고 커다란 기쁨이나 깊은 좌절을 경험하신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속수무책으로 흐르는 시간을 안타까워하거나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바라는 분도 있겠지요.

 

서로가 다른 생각을 하며 한 해를 보내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다사다난했다고 여기지 않을까 합니다. 그 누구의 삶보다도 나의 삶이 내게는 가장 큰 숙제일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우리에게 가장 큰 숙제인 을 보살피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며 관련 그림책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관계의 힘으로 치유하고 성장하기, <안녕, 나의 루루>

여러분은 어려움을 겪을 때 어떻게 하나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기도 할 테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할 텐데요. 아이들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기편인 비밀친구를 만들기도 합니다. 환상의 힘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버티는 것이지요.

 

<안녕, 나의 루루>는 삶의 어려움에 직면한 레오 에른츠가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결핍을 보충하고 삶에 온기를 불러 넣는 과정을 3부로 나누어 담았습니다. 1부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23부는 어른이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레오 에른츠는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고 하루아침에 혼자가 됩니다. 그런 레오 앞에 루루가 나타나 친구가 되어 주는데요. 레오는 루루 덕분에 조금씩 어깨를 펴고 세상을 향해 꿈을 갖고 나아갑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바빠질수록 루루의 존재감은 서서히 사라집니다.

 

어느덧 레오 에른츠는 초콜릿 장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콜릿의 단맛조차 제대로 맛보지 못하죠. 성공한 삶인 듯 보였던 레오의 내면은 황폐하고 사랑의 흔적이나 나눔의 경험이 없는 고립된 일상뿐입니다. 그런 레오 앞에 사는 곳도 이름도 모르는 아이가 나타나며 레오 에른츠의 삶은 온기가 깃듭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나와 어른의 나, 타인과의 관계,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삶을 이룹니다. 특히 사랑의 힘이 삶의 원동력이 되는데요. 한 해를 보내며 지금까지 나와 관계 맺은 이들과 서로가 주고받은 영향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혹시 잃어버린, 잊고 있던 소중한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을 다시 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모든 순간이 나의 삶, <나는>

 

삶은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그 정의는 다를 것 같은데요. 이 책은 삶을 로 지칭하며 삶의 순간을 시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다채로운 색깔로 표현한 강렬하고 간결한 그림은 삶의 역동성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나는>의 나는 여행이기도 하고 아침이기도 합니다. “똑똑 두드리는 문이기도 하며 너의 이마에 지나가는 구름이기도 하죠. 때론 달아오른 분노였다가 네 얼굴을 환하게 밝히는 웃음이 됩니다. 모든 순간이 삶입니다.

 

때로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라고 하면 오늘은 아무 일이 없어서 쓸 게 없어요라고 말합니다. 이 대답처럼 우리는 소소한 삶의 아름다움을 놓치면서 일상은 시시하다는 생각을 하고 거창해 보이는 무엇인가를 추구하기도 합니다. 매 순간은 우리가 처음 사는 삶이라는 걸 잊기도 하는데요.

 

이 책은 매 순간 느끼는 감정, 순간의 눈 맞춤, 나를 스쳐 지나가는 풍경 모두가 소중한 삶임을 깨닫게 합니다. 여러분의 나는은 어떤가요? 그 순간들을 마주하며 다가올 삶의 모습을 기대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3,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인정하기, <엄마가 물고기를 낳았어>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특히 가족 간의 갈등은 자칫 평생의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는 내가 낳고 기른 자식인데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어라고 속상해하기도 하고 자녀는 부모는 왜 나를 낳은 걸까?’하며 부모의 사랑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엄마가 물고기를 낳았어>는 물고기를 낳은 고양이와 고양이 엄마를 가진 물고기가 나옵니다. 고양이는 물고기가 될 수 없고 물고기 또한 고양이가 될 수 없습니다. 가족이지만 서로는 너무나 달라서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를 힘들게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책은 성향도 생존 방식도 서로 다르지만 공존하는 관계에 대해 고민합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할 때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과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함을 이야기합니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게 평생이 걸릴 수도 있는데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나가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면 관계는 조금 더 친밀해질 수 있습니다. 사랑의 가능성은 커질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친밀함을 유지하고 싶은 관계가 흔들려 고민이 된다면 이 책의 메시지를 되새겨 보면 어떨까요?

 

 

 

4. 나의 역사를 돌아보기, <나의 작은 섬>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교육이나 직장, 결혼, 더 큰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어린 시절 삶의 터전을 떠나 떠돌아다니거나 고향이 아닌 곳에 정착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그 모든 여정은 개인의 역사입니다.

 

<나의 작은 섬>은 작가 바바라 쿠니가 어린 시절을 보낸 섬을 배경으로 한 마을과 한 가족의 역사 속에 마타이스의 삶의 여정을 그렸습니다. 마타이스는 아버지가 갈고 닦은 메인주의 외딴섬 티베츠에서 12남매 중 막내로 태어납니다. 부모와 형제자매 속에서 삶의 방식을 배워 나가죠. 그러면서도 섬 너머의 세상을 궁금해 합니다. 어느덧 선장이 되어 바다를 누비고 도시를 경험합니다. 그러면서도 늘 티베츠섬을 그리워하다 드디어 섬으로 돌아옵니다.

 

이 책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며 봄이 오듯이 우리 삶도 생과 사가 연결되어 있고 세대와 세대가 이어져 순환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파도가 밀려갔다가 밀려오듯이 사람도 떠났다가 돌아오고 삶이 끝나고 다시 시작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마타이스의 삶을 보며 내 삶의 연대기를 조망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연말을 보내며 아쉽고 불편한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을 잘 돌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조금 더 건강해진 마음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새 해를 반갑게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신운선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강사,

독서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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