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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선택, 초4에 시작하는 한국사 공부
“5학년 들어 한국사를 처음 배우는 아이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고 외워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역사는 무조건 싫다네요. 다른 과목은 곧잘 하는 아이라 어떻게든 하겠지 싶었는데 안일하게 생각했나 봐요.”
“한국사는 수능 필수과목이어서 포기 할 수도 없는데 도무지 역사에는 흥미를 못 붙이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학창 시절 역사 공부가 무척 어려웠던 기억이 있어서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막막해요.”
초등 5학년은 학습 내용이 심화되는 단계여서 학습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신경 써야 하는 때입니다. 이 시기를 지나온 많은 학부모들이 복병은 국어, 수학, 영어가 아닌, 2학기 사회 교과에 나오는 한국사라고 입을 모읍니다. 초등학교 때 역사를 어렵고 싫은 과목으로 생각한 아이들이 완전히 흥미를 잃어 ‘역포자(역사 포기자)’가 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역사 공부, 악연의 시작?
유쾌하지 않은 첫 만남의 기억
초등 과정에서는 사회 과목의 일부 영역으로 역사를 다룹니다. 그러다 보니 5학년 2학기에 고조선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방대한 역사를 약 4개월 동안 배우게 됩니다. 사실 학교 수업 시간의 절대적인 양이 부족하다 보니 실제 수업하는 교사들의 고충도 적지 않다고 하죠. 하물며 한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수업을 들으면 학습 내용을 온전히 소화하기 벅찰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역사를 접한 아이들은 이 공부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초등 때 처음 만들어진 ‘역사=지루하고 어려운 과목’이라는 부정적인 공부 정서가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 긍정적으로 바뀔 리는 만무합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어휘
교과서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면 공부가 어려운 건 모든 과목이 매한가지입니다. 역사 공부도 예외가 아닌데, 역사 교과에 등장하는 어휘는 지금은 쓰지 않는 생소한 것들이 많아 학생들이 더 어렵게 느낍니다.
교과서를 잠깐만 살펴봐도 ‘제천행사’, ‘팔관회’, ‘책화’, ‘고분’, ‘화랑도’ 등 한자어 위주의 용어가 많습니다. ‘광개토 대왕’,‘근초고왕’,‘선덕여왕’, ‘흥선대원군’ 등 복잡한 이름하며, ‘요동’, ‘웅진’, ‘서경’ 등 옛 지명도 계속 등장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거리감 느껴지는 어휘들인데 무작정 외우려고 하면 부담만 더 커질 뿐입니다.
역사는 암기 과목이라는 선입견
역사는 암기 과목이라는 선입견 아이들이 역사 공부를 싫어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역사를 단순 ‘암기 과목’이라고 인식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외워야 할 게 너무 많은 과목이라고 여겨 거부감을 크게 느끼는 것이죠.
다른 과목도 기본 개념과 공식, 문제 풀이 등을 외우는데 왜 유독 역사만 ‘암기 과목’으로 여기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큰 역사적 흐름보다 개별적인 작은 지식에 지나치게 치중한 결과라고 지적합니다. 어느 시대의 특성을 이해하면 그에 맞는 제도와 문화를 이해하게 되고, 이러한 능력을 기르면 자연히 다른 시대와 지역의 문화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개별 지식을 외우려 하니 학습 부담이 따릅니다. 철저한 이해와 분석에 바탕을 둔 역사 공부의 본질에서 벗어난 학습이 ‘암기 과목’이라는 선입견을 만들어 아이들이 공부에서 더 멀어지게 합니다.
'처음’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
공부 정서에 미치는 영향
부모님들도 자신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고개를 끄덕일 텐데요. 특정 과목에 부정적인 경험이 쌓여 한번 좋지 않은 공부 정서가 형성되면 나중에 그 인식을 깨는 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오히려 끝내 극복하지 못한 경험이 훨씬 많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처음 배우는 초등학교에서 이미 한국사 공부에 심리적 장벽이 쌓이면 아이는 이 과목에 부정적인 감정을 해결하지 못한 채 학년이 올라갈 확률이 높고, 결국엔 높은 비율로 학습 의욕을 잃게 됩니다.
역사 공부의 의미
공부 정서 측면 외에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진정한 역사 공부의 의미는 그저 파편화된 지식을 외우는 데 있지 않습니다. 역사를 배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역사 속 흥망성쇠를 배우며 지금의 나를 성찰하고 미래의 나를 계획하는 데 있습니다.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모든 사람에게 응당 필요한 능력입니다. 역사 공부에 큰 거부감이 있는 아이는 역사를 탐구하며 통찰력을 기를 좋은 기회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초등 역사 공부 주안점
천천히 친해질 기회 만들어주기
교과로 한국사를 접하는 건 5학년 때이지만 방대한 학습 내용을 감안하면 닥쳤을 때보다 미리 조금씩 노출시켜 주는 게 제일 효과적입니다. 가장 쉽게는 인물 중심의 역사책으로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는 게 좋습니다. 역사 속 사건이나 인물을 이야기로 읽으면 학습 부담은 적으면서 재미있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일단 역사가 ‘재미있다’는 인상만 심어줘도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본격적인 역사 공부에 앞서 책으로 역사의 흐름을 대강 훑어보면 친근하게 역사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때 모든 역사적 지식을 완벽하게 학습 시키겠다기보다 역사 공부에 선입견이 생기지 않게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책으로 배경지식을 쌓아두면 5학년 들어 교과를 배울 때 훨씬 수월하고 자신감 있게 학습에 임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 사고력 길러주기
계속 강조하듯이 작은 지식을 모두 암기해야 한다는 부담을 버려야 합니다. 암기하면서 디테일을 쌓아가는 공부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 이어지기 때문에 초등 시기에는 그 바탕이 되는 역사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둘 것을 권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를 그 시대 상황과 비교해 보고 역사 속 인물의 입장에 이입해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이 잘 훈련되면 암기를 넘어 이해의 영역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가령, 조선시대는 토지 제도에 변화가 많습니다. 이것을 무작정 통째로 외우려면 상당히 어렵겠죠. 대신, 그 시대 상황에서 ‘내가 어떤 계층의 인물이라면 그 제도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하는 식으로 자신을 특정한 상황에 대입해 생각해 보는 훈련을 하면 좀 더 수월하게 흐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질문에 답하며 이해한 역사 지식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출처-한우리
2023.11.06 - [일상다반사] - [이달의 추천도서] 새로운 도전의 의지를 키워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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