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mkj
[독서 지도 팁] <두껍전> 독후 활동으로 독서감상문 재미있게 쓰기 본문
[독서 지도 팁] <두껍전> 독후 활동으로 독서감상문 재미있게 쓰기
<두껍전>(글 김해등 그림 강우근 웅진주니어)은 17~18세기 무렵 지어진 한글 소설로, 노루의 회갑 잔치에 모인 숲속 동물들이 저마다 자신이 제일 연장자라며 갑론을박을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잔치의 주인공 노루 선생의 옆자리이자 맨 윗자리가 비어 있어요. 여우가 호랑이를 초대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노루 선생은 호랑이가 오면 모두 불안에 떨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아들을 물어 죽인 것에 대한 슬픔과 분노도 남아 있었지요. 하지만 자리를 비워 둘 수는 없다며 주인을 찾자고 하는 동물들, 방법은 바로 ‘가장 나이 많은 자’가 자리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호랑이 없는 곳에 여우가 왕 노릇한다’는 속담처럼 여우는 맨 윗자리의 주인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두꺼비가 나타나지요. 그러고는 자신의 나이가 더 많다는 증거를 내밉니다. 여우가 가랫장부로 강줄기를 갈라 만들었다고 말하면 두꺼비는 그 가랫장부의 재료인 고양나무는 자신이 젊었을 때 심은 나무라고 하는 식이에요. 그러면 두꺼비의 나이가 훨씬 많은 게 됩니다.
여우는 이런저런 말로 두꺼비보다 자신이 연장자라는 걸 증명하려 하지만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니 번번이 두꺼비에게 빈틈을 보여 망신만 당하지요.
<두껍전>은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의인화하여 쓴 우화 소설로 교훈적이고 풍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소설이 지어진 시기는 조선 후기로 백성을 괴롭히는 지배층이었던 양반을 호랑이, 살쾡이, 여우로, 양반에게 착취당하던 서민을 호랑이 무리한테 괴롭힘을 당하던 두꺼비, 노루 선생, 토끼 등으로 나타내었습니다. 신분제 사회에서 지배층인 양반을 드러내 비판할 수 없었기에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았고 이를 읽는 당시의 백성들은 약한 동물들이 힘을 모아 호랑이 등을 물리치는 것에 통쾌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배경 지식을 몰라도 이 작품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동물들의 말과 행동에서 그 동물의 특징이 드러나고, 두꺼비와 여우가 서로 자신이 나이가 많고, 자신이 더 잘났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은 요즘 티비에서 보는 ‘랩 배틀’ 같기도 합니다. 두꺼비가 여우의 말에 빈틈을 발견하고 허를 찌르는 부분에서는 무릎을 탁 치게 되지요.
이 작품의 독후 활동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당시의 시대 배경과 등장인물들과의 관계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꺼비는 어쩜 그리 말을 잘 할까요?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조금 시선을 돌려 여우와 인터뷰를 해 보는 건 어떨까요? 두꺼비에게 진 것이 분해 씩씩거리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뒷이야기를 쓸 수도 있습니다. 약한 동물들의 협동 공세에 물러난 호랑이와 여우 등이 혹시 다시 오룡산에 찾아올까? 하는 상상을 해 보면서요.
그런가 하면 숲속의 대장 자리의 주인은 가장 나이가 많은 동물로 정했는데, 다른 방법으로 정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작품에서는 원래 호랑이 자리였으니 나이가 많은 분을 뽑아 앉혔다고 하면 호랑이인들 뭐라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라고 나와 있어요.
나이가 아닌 다른 기준도 명분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팔씨름, 아니 다리 씨름으로 힘 겨루기를 해 볼까요? 아니면 달리기 실력으로 최고를 가려보는 것은요?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맨 윗자리의 주인이 바뀔 거예요.
아이 1: 저는 달리기 실력으로 최고를 뽑을 거예요. 동물들은 사냥을 하든 도망을 가든 빨라야 하니까 빨리 달리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선생님: 그럼 누가 가장 빠를까?
아이 1: 음.. 치타가 제일 빠른 것 같아요. 타조도 빠르던데.. 그래도 치타 할래요.
선생님: 좋아, 그리고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아이 2: 제일 귀여운 동물이 최고가 되는 건 어때요?
선생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아이 2: 귀여운 아기는 모두가 예뻐하잖아요. 아기는 아니어도 귀여운 동물이라면 숲속이 평화로울 것 같아요.
선생님: 좋은 생각인데? 어떤 동물이 떠오르니?
아이 2: 토끼도 귀엽고요, 다람쥐도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에 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말은 금방 잊히기 때문에 글로 남겨 놓으면 자신의 생각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도 더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예시 1>
<두껍전>에서 호랑이 자리에 누가 앉을지를 정할 때 가장 나이가 많은 동물이 앉기로 했다. 여우와 두꺼비는 서로 자기가 나이가 많다고 하다가 결국 두꺼비가 호랑이 자리에 앉았다. 나는 이 방법도 좋지만 달리기 실력으로 최고를 뽑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숲에서는 사냥을 할 때도 도망을 칠 때도 빠르게 달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방법으로 하면 치타와 타조가 끝까지 남았다가 결국 치타가 이길 것 같다.
<예시 2>
내가 숲속에 있었다면 가장 귀여운 동물을 호랑이 자리에 앉히자고 말하고 싶다. 힘이 센 것도 좋고 나이가 많은 것도 좋지만 나는 아기 고양이나 어린 아이를 보면 너무 귀여워서 기분이 좋다. 숲에서도 귀여운 동물이 대장을 한다면 모든 동물들이 사이 좋게 지낼 것 같다.
오늘은 <두껍전>의 독후 활동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활동은 비단 이 작품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독서감상문 쓰는 것을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학생에게는 이렇게 재미있게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줄 수 있고, ‘재미있었다’ 정도로 간단하게만 표현하는 학생들에게는 조금 다른 방법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독후 활동으로 인해 독서의 흥미를 잃지 않도록 아이들과 색다르게 활동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글: 한우리 창원마산합포지부 윤영랑 독서지도사
2023.07.11 - [일상다반사] - 알수록 '눈이 트이는👀' 관용 표현
2023.12.05 - [일상다반사] - 《흥부전》에서 찾은 ‘아만보’의 즐거움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달의 추천도서] 더불어 사는 세상, 공동체에 관련된 책 (0) | 2024.09.06 |
---|---|
2024 파리 올림픽 최고의 감동적인 순간은 안세영 금메달 (0) | 2024.08.30 |
"이번 역은 성수(올리브영)역입니다"...얼마짜리야? (0) | 2024.08.14 |
[2024 파리 올림픽 폐막식] ... "LA서 다시 만나요" (0) | 2024.08.12 |
생채소만 먹는다고?… '익혀 먹어야’ 몸에 더 좋은 채소 5 (0) | 2024.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