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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이름은 왜 '훈민정음'일까? 본문
한글의 이름은 왜 '훈민정음'일까?
매년 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반포를 기념하기 위해 정한 국경일이에요. 훈민정음은 지금 우리가 쓰는 한글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훈민정음은 왜 훈민정음이 되었을까요? 한글날을 맞아, '훈민정음'이 가진 뜻과 그 이름이 지어진 배경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훈민정음』(訓民正音)은 한글의 옛 이름(첫 이름)으로 세종대왕이 창제한 문자의 명칭이자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와 사용법 등을 해설해 놓은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세종 25년(1443년)에 창제 된 후 1446년(세종 28년)에 반포된 훈민정음의 뜻은 '백성(民)을 가르치는(訓) 바른(正) 소리(音)'이며, 28개의 낱자로 구성되어 있다. 소리글자에 속하며, 배우기 쉽고 읽고 쓰기에 편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훈민정음이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한글이며, 훈민정음은 1446년에 정식으로 반포됐고 한글이란 이름은 주시경에 의해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잠깐! 조금 이상한 점이 있지 않나요?
한글은 분명히 글자인데 왜 소리라고 하는 걸까요?
그 이유를 알려면, 당시 한글 창제에 관여했던 사람들의 언어관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훈민정음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은 글자보다 소리를 중요시했어요. 그중 한 명인 신숙주는 《동국정운》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동국정운'이란 우리나라의 바른 음이라는 뜻으로, 중국의 운서(韻書)인 《홍무정운(洪武正韻)》을 참고하여 만든 것입니다.
- 하늘과 땅이 화합하여 조화(造化)가 유통하매 사람이 생기고,
음과 양이 서로 만나 기운이 맞닿으매 소리가 생기나니, …
포희가 괘(掛)를 그리고 창힐이 글자를 만든 것이
역시 다 그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만물의 실정을 통한 것이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글자보다 소리가 먼저라는 것입니다. 소리가 있어야 글자가 가능해진다는 뜻이지요. 한자와 한번 비교하여 이야기해 볼까요? 한글과 같은 소리글자는 소리, 즉 자연에 맞춘 글자인데 한자와 같은 뜻글자는 의미, 곧 관념에 맞춘 글자입니다. 아래 예시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 조선의 선비들은 우리말을 하면서도 그 내용을 소리가 전혀 다른 중국 뜻글자로 표현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관념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당시 거의 모든 신하들이 '한글 창제 반대 상소'를 올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뜻글자의 세계에서 소리글자를 만들어낸 것은 정말 탁월한 발상이었습니다. 세종대왕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한자를 읽지 못해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사람들의 처지를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글자의 이름에도 '훈민'을 넣었을 거라고 예상하지요. 오늘날로 따지면 한글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만들어진 글자라고도 볼 수 있답니다. 실제로 당시 한글을 인정하고 활용한 사람들은 극소수 지식인과 글을 배우지 못한 부녀자, 서민들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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