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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시인도 몰랐던 해바라기의 비밀 본문
이해인 시인도 몰랐던 해바라기의 비밀
해바라기가 태양을 바라보는 이유
‘해님의 얼굴은 보고 또 보아도 자꾸만 보고 싶어 어느새 키만 훌쩍 컸구나 해바라기야.’
이해인 시인은 해바라기의 해를 향한 일편단심의 마음을 시로 써냈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일편단심, 기다림, 그리움 등이다. 그런데 사실 해바라기가 해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를 이용해 꿀벌을 끌어들여 생식률을 높이기 위해 동쪽 서쪽으로 머리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다 자란 해바라기는 항상 동쪽을 향한다
해바라기가 일생토록 동쪽과 서쪽으로 기울이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꽃이 피기 전인 어린 해바라기는 해가 뜨는 아침에는 잎의 방향이 동쪽을 향하고, 해가 지는 저녁에는 서쪽을 향한다. 반면, 다 자라 꽃이 핀 해바라기는 항상 동쪽을 향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진은 2016년 그 원인이 성장호르몬인 ‘옥신’의 농도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어린 해바라기의 경우 낮 동안에는 줄기의 동쪽 부분에 옥신이 많이 생겨나면서 잘 자라고 점차 서쪽으로 기운다. 반면, 밤에는 줄기의 서쪽 부분에 옥신이 많이 생겨 방향이 다시 동쪽으로 바뀐다. 다 자란 해바라기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동쪽만을 향하는 것은 최대한 많은 햇빛을 받아 꽃의 온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진은 가열기로 꽃에 열을 가했더니, 이전보다 더 많은 곤충이 모이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따뜻한 기온은 꿀벌을 끌여들여 해바라기의 생식률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스테이시 하머 미국 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UC데이비스) 교수 연구팀이 2021년 국제학술지 ‘뉴 사이톨로지스트(New Phytologist)’ 발표한 연구다. 연구진은 해바라기 꽃의 방향과 온도, 꿀벌의 활동량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아침 시간 꽃의 온도가 서쪽보다는 동쪽을 향한 꽃이 더 높았으며, 이런 점이 벌들이 꽃을 더 잘 찾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동쪽을 향한 꽃이 더 크고 무게가 있는 씨앗을 형성하고, 꿀벌이 찾아오는 이른 아침에 꽃가루를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해바라기는 생체시계에 따라 움직인다
그렇다면 어린 해바라기는 어떻게 태양을 보고 따라가는 걸까. 하머 교수 연구팀은 10월 31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해바라기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독특한 메커니즘을 사용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대부분의 식물은 굴광성(phototropism)이 있다. 빛의 자극을 향해 자라려는 특징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해바라기의 태양 추적이 청색광 수용체 단백질의 일종인 포트트로핀(Phototropin) 때문이라고 추정해왔다. 즉, 빛 스펙트럼의 파란색 부분에서 빛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실내에서 재배된 해바라기와 실외에서 자라는 해바라기의 유전자가 어떻게 활성화되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실내 해바라기는 빛쪽으로 직진해서 자라면서 포토트로핀과 관련된 유전자를 활성화했다. 그러나 실외에서 실제 태양을 따라 머리를 흔드는 해바라기들은 유전자 발현 양상이 실내 해바라기와 달랐다. 줄기 동서쪽의 포토트로핀 발현에 차이가 없었다.
해바라기 성장의 비밀을 아직까지는 열린 결말이다. 이전까지 정설로 여겨진 포토트로핀 단백질 때문이 아닌 것으로는 밝혀졌지만, 명백한 원인을 아직 찾지는 못했다. 연구진은 파란색, 자외선, 적색, 원적외선 빛을 각각 차단하며 태양 추적 반응에 주는 영향을 살펴보았는데,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서로 다른 파장의 빛에 반응하는 여러 성장 동력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머 교수는 “식물의 빛 감지와 성장을 위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경로를 밝혀낸 것 외에도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성장 챔버와 같은 제어된 환경에서 내려진 결론이 실제 세계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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