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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표현 능력 왜 안 키워요? 초등부터 해야 할 '발표 연습' 4가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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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표현 능력 왜 안 키워요? 초등부터 해야 할 '발표 연습' 4가지

creamkj 2023. 6. 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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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에게 발표가 중요한 이유

 

 

'발표'를 해야 할 때, 사람들의 반응은 여러 유형으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떤 사람은 발표를 즐깁니다. 발표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서 인정받는 느낌에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소위 무대 체질이죠.

 

반면에 어떤 사람은 남들 앞에 서기만 하면 식은땀이 흐르고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가 덜덜 떨립니다. 이들에게 발표는 스트레스이며 심하면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발표가 특별히 공포스러운 것은 아니나 즐기는 정도는 아닙니다. 스스로 손을 드는 것만 힘들지, 손을 들고난 후나 의무 사항으로 발표해야 하는 기회에서는 나름대로 잘해 나가는 상태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부모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내 아이는 어떤 상황일까요? 보통 발표에 대한 부모의 즐김 정도가 곧 자녀가 발표를 즐기는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가 수업 시간에 발표를 어려워하거나 두려워한다면, 그 마음을 더 잘 이해하실 거예요.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 굳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지 않아도, 온라인에서는 얼마든지 소통이 가능합니다. 전화가 힘들면 SNS로 말을 하기도 하고요. 또 정말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게 힘들면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일이 없는 직업을 선택하면 되고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발표 연습이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발표를 하기 위해 손을 든다는 것이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을 말하는 기회를 잡기 위해 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 손들기죠.

 

손들기를 잘하는 것은 말을 잘한다는 의미보다도 적극성과 용기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바로 그냥 일상생활에서 말하기를 잘하는 것과 발표를 잘하는 것의 차이죠.

 

평소에 친구들과 있을 때는 말만 잘하다가 '발표'라는 멍석만 깔아주면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고 손을 못 드는 사람은 수다스럽기만 하지 정작 용기가 없는 것입니다. 진짜 필요한 순간에 말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죠.

 

학교생활에서도 이 같은 일들은 일어납니다. “선생님, 저희 아이가 독서록을 잃어버렸는데 한 권 더 주실 수 있나요? 저희 애가 선생님께 말을 못 하겠다고 해서요.” 아이가 제게 물으면 되는 일을 엄마의 힘을 빌립니다.

 

선생님, 저의 아이가 과학 상자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해요.” 이 이야기를 듣고 제가 아이를 불렀습니다. 어제 대회에 나갈 사람 손들라고 했을 때 왜 의사 표현을 못 했는지 물었더니, 다른 친구들이 보고 있어서 용기가 안 났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발표'라는 행위를 잘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가 필요한 말을 해야 할 때 못하는 것, 적극성을 발휘해야 할 때 못하는 것입니다.

 

내 아이가 수업 시간에 발표는 잘못해도 자기 할 말을 해야 할 때 잘 말하고 자신이 요구할 것을 잘 이야기한다면 괜찮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적극성을 조금 더 길러주셔야 합니다.

 

 

두 번째는 발표를 잘하지 못하면 수업 시간이 지루해집니다. 초등학교 수업은 특히나 발표하고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고 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손을 들 때 딴 나라 사람을 보는 것 마냥 구경하고 있는 아이들, 분명 눈빛은 손을 들어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손을 들까 말까 고민하는 아이들에게는 발표 수업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야기를 하는 수업 시간인데, 조용히 앉아 듣거나 재미없는 TV 프로그램을 보듯 수업을 방관하게 되니 당연히 심심하지 않겠어요?

 

그러므로 초등 시기부터 발표, 즉 의사 표현 능력을 길러주는 것은 꼭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아이, 발표 연습 이렇게 해봐요!

그렇다면 부모님께서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발표를 두려워하는 아이를 격려해 주면서 심리적 난도가 낮은 연습부터 하나씩 도전해보세요. 아이가 발표에 대한 자신감을 쌓고, 불안함에 적응하는 경험입니다.

 

학교에서 하루 한 번 손들기 미션을 해보세요.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어요. 무슨 내용이든 상관없이 딱 한 번만 손을 들어 이야기해보고 엄마한테 그 일을 말해달라고 하는 겁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잘못해도 혼내거나 잔소리하지 마세요.

 

배달 음식 시키기나 식당, 여행 예약을 아이가 해보도록 기회를 줘보세요. 이 연습 역시 아이가 자기가 할 말을 표현하며, 발표 자신감을 기를 수 있는 경험입니다.

 

당선 여부에 상관없이 임원선거에 출마해보세요. 제가 이 방법을 추천하면, 어머니들 중에 '선거에서 떨어지면 아이가 그 좌절감 때문에 힘들어할 것 같아요'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그런 경험들이 아이를 성장시킨다는 것 알아주세요.

 

최고난도! 물건을 환불하게 해보세요. 환불하기는 어른들에게도 힘든 일이죠. 지극히 내성적이었던 저는 성인이 되어서도 정말 힘들어했던 일이에요. 그러나 자기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연습 방법이랍니다.

 

부모의 기대 사항을 모두 갖춘 아이는 없습니다. 특히 타고난 성향은 웬만해서는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기대 수준이나 지도 방법에 따라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변화를 보이기도 합니다.

 

발표 능력도 마찬가지예요. 옆집 아이와 비교하면 안 됩니다. 아이의 타고난 성향 자체가 극적으로 바뀌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아이에게 없는 능력을 꺼내려고 하기보다는 아이의 성향과 발달 단계에 맞춰 적절한 자극을 주고 세심하게 지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_이서윤 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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