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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과 스승의 날 본문
세종대왕과 스승의 날
5월 15일은 스승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스승의 날입니다.
그런데 5월 15일이라는 날짜가 세종대왕의 탄신일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세종대왕은 백성과 신하 모두에게 위대한 스승이었습니다. 현대의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평가받는 한글을 만드셨고 조선시대에는 파격적이었던 육아휴직 정책을 펼치기도 하셨죠.
축하 속에 왕이 되다
새로운 왕이 탄생하는 즉위식은 기쁜 일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세자의 아버지인 전왕이 세상을 떠난 지 일주일도 안 되어 즉위식이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에 울음 바닷속에 진행되는 자리일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관례를 처음으로 깬 사람이 바로 세종대왕이었답니다.
세종대왕의 아버지이자 전왕이었던 태종은 살아 있을 때에 왕위를 물려주고 싶어 했어요. 물론 신하들과 세자(세종)가 울음을 보이며 말렸지만 뜻을 꺾지 않았고, 임금이 쓰는 모자인 익선관을 세자에게 직접 씌워 주기까지 했습니다.
익선관을 쓴 세자를 본 대신들은 그제야 태종의 뜻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태종은 경복궁 근정전에서 즉위식을 하라고 장소까지 정해주었고 세종은 그렇게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답니다.
읽지 못한 단 한 권의 책
세종대왕의 학문을 향한 사랑은 유명하게 알려진 부분입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태종이 책을 다 감춰버리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세종도 평생 동안 읽지 못한 책이 딱 한 권 있었답니다.
그건 바로 <태종실록>,
아버지 시대의 역사를 사관들이 기록한 책인데
세종은 사관들의 손에 의해 어떻게 기록되어 있을지 너무 궁금해서 책을 읽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왕의 실록을 보면 안 된다는 원칙이 있었어요. 아버지 시대의 역사를 아들이 보게 된다면 사관들이 눈치를 보면서 사실과 다르게 작성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죠.
세종대왕은 포기하지 않았고 7년 후에 다시 한번 더 실록을 보려고 했어요. 아버지인 태종이 이전의 실록을 읽었는지 찾아보기까지 했는데 그런 기록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후에는 이 원칙을 아예 법으로 정하기도 했답니다.
낡은 집과 초라한 밥상
세종이 다스리던 시절, 가장 높은 자리인 영의정을 지낸 황희는 태종과 세종 두 시대에 걸쳐 50년 넘게 높은 자리에 있던 인물입니다. 부정을 저지르지 않고 정직하게 산 위인이었죠.
어느 날 세종은 황희의 집에 말하지 않고 갑자기 찾아갔는데 도착해 보니 영의정이 사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집이 무척 작고 낡은 모습이었어요. 세종이 왔을 때 마침 황희는 저녁밥을 먹고 있었는데 밥상도 보리밥에 된장과 풋고추만 놓여 있어 너무 초라했습니다.
이 광경을 본 세종은 황희가 깨끗하고 정직한 관리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라서 놀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방으로 들어가자 장판 대신 멍석이 깔려 있었는데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황희에게 세종은 여유롭게 농담을 건넸습니다.
“그대는 등이 가려우면 시원하게 긁기는 좋겠소. 누운 채로 멍석에 비비기만 하면 될 테니까.”
어쩌면 세종이 다스리던 때에 나라가 안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황희처럼 훌륭한 신하가 있었던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궁궐에 떨어지는 벼락
세종이 임금으로 있던 때에 어느 날은 경복궁 연생전에 벼락이 떨어졌습니다. 궁녀가 목숨을 잃기까지 한 큰 사건이었죠.
조선시대에는 자연재해가 생기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잘못이 있어서라고 생각했고 반성하는 기회로 삼았다고 해요.
세종은 “하늘이 궁궐에 벼락을 떨어뜨려 꾸짖는 뜻을 보이니 내가 매우 두렵다. 죄수들을 풀어 주고 백성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의논하여라”라고 신하들에게 말했어요.
그런데 신하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연생전은 중요한 건물도 아니고, 또 큰 벼락도 아니니 재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백성을 즐겁게 해서 다시 아뢸 것이 없습니다.”라고 답했죠.
그러자 세종은 다시 한번 알아보라고 하면서
“감히 하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불쌍히 여겨 너그러움을 베풀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습니다.
세종대왕은 이렇게나 스스로 조심하고 백성을 너그럽게 다스리는 좋은 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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